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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세 아내, 30세 산부인과 의사 남편
✔본문의 대화는 아이 출산 경험에 의거한 'Fact'에 'Fiction'을 가미한 Faction입니다. ✔대부분의 내용은 산부인과 교과서를 기반으로 하였지만, 의학적 내용은 계속 수정&발전되니 참고 바랍니다. ✔모든 산모는 개개인에 맞춘 진료가 필요하니, 최종 결정은 지정의와 상의 후 신중히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인 가치관이 반영되어있으니 감안하여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도 평소처럼 1시간의 수영을 마무리하고 샤워실로 나왔다. 샤워기 거울 앞에서 서서 앞머리를 넘기며 난 그렇게 생각했다.
‘음… 역시 좀 멋있는 듯, 역시 남자는 올백머리’
라는 자뻑에 빠졌다가, 정신을 차리고 운동으로 인한 몸을 풀어줄 심산으로 열탕으로 힘든 몸을 이끌고 들어갔다.
외국인들에게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시원함…
10대 때 이해하지 못했던 그 뜨거움을 어느새 나는 시원하다고 생각하고 사색에 잠긴다.
…
…
아내가 이번에 임신이 안돼서 속상해하는 것 같던데, 어떻게 위로해줄까 하는 고민을 하다가 문득! 뜨거운 온도는 정자 생성에 좋지 않다고 했던 것들이 떠올라서 열탕에서 스프링처럼 튀어나왔다.
‘앗!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최선을 다해야지! 임신이 될 때까지만이라도 , 나의 2세를 위해 열탕은 다음으로 기약해야겠구나…’
열탕을 뒤로 한채 샤워기로 몸을 씻고 옷을 입기 위해 락카로 갔다.
캐비닛에서 속옷을 입기 위해, 다리를 들고 넣으려는 바로 그 순간!
‘아! 삼각팬티는… 삼각팬티는 옛날 어른들이 입지 말라고 하셨는데…’
들었던 발을 다시 내려놓고, 천장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속옷 새로 사야겠구나… 빨리 임신이 되면 좋겠다…’
어릴 적, 사각팬티가 유행하기 시작했던 때였던 것 같습니다.
“삼각팬티를 입으면 정력이 약해진다니, 사각팬티로 바꿔 입어라”
이런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정력의 개념이 아기를 잘 가지는 것이라고 단순화시키고, 산부인과 의사가 되어서 되돌아 생각해보면 틀린 말이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정력의 정확한 정의에 다시 생각해보아야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19금이어서 생략합니다.)
우리가 흔히 Fire egg라고 부르는 1쌍의 고환은, 음낭이라는 주머니 안에 들어있습니다. 난소와 달리 고환은 출생 전후로 복강을 벗어나 음낭 안에 위치하게 됩니다. 이러한 위치적인 요인에 더불어, 음낭에는 피하지방이 존재하지 않음으로써 체온에 비해 저온을 유지하게 됩니다. 연구결과에 따라서 조금씩 상이하지만 이러한 저온상태에서 고환 세포의 활동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 시원하게 해주기 위해서 사각팬티만 입어야 할까?
꼭 그렇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교과서에 의하면, 정상 정자 생성은 음낭의 낮은 온도가 필요하지만, 약간의 온도 증가, 예를 들면, athletic supporters를 입는 것은 괜찮다고 합니다 [1].
사실 정액의 질(quality) 측면에서는 온도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게 됩니다. 흡연, 술, 커피, 핸드폰 사용, 체질량지수(BMI)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중 특히 비만은 정자 생성의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각팬티와 음낭의 온도
다시 사각팬티와 음낭의 온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면, 1998년도 한 발표에 의하면 사각팬티와 일반 팬티를 비교해보니 고환의 온도에는 차이가 없었다는 발표도 있습니다. 하지만 2013년에 발표한 한 폴란드의 한 연구에 의하면 사각팬티를 입은 남성들은 정액의 양이 그렇지 않은 남성들에 비해 유의하게 많았고, 정자의 기형과 DNA 손상이 적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리고 사우나(sauna)를 이용했던 사람들 또한 비정상 정자가 많이 관찰되었습니다 [3].
최종적 통계 Multiple comparison를 해본 결과 사우나는 의미가 없는 것으로 나왔지만 사각팬티와의 정자, 정액의 관계는 최종적으로 의미가 있었습니다. 사각팬티를 입을수록 정자의 기형이 적고, 정자의 양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사각 팬티, 오각 팬티와 도깨비 팬티
사각팬티를 입든, 오각 팬티를 입든, 도깨비 팬티를 입든 엄청 큰 문제가 생길리 있겠습니까? 이번에 찾아본 논문은 수많은 논문 중 일부이기 때문에 정설이거나 법칙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의미 있는 결과라고 해도 ‘통계’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어떤 선택을 하던지 간에 상관이 없다면, 그래도 이론적으로라도 정말 매우 조금이라도 좋을 것 같은 선택지를 고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이 있듯이, 작은 노력이라도 최선을 다해보는 것이지요.
“盡人事待天命 (진인사대천명)”
정자의 질과 양은 임신을 위해서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임신 준비는 여자 혼자 하는 것이 아니며, 난임은 여자 혼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함께 풀어나가면 더욱 더 쉽게 풀어갈 수 있습니다.
임신을 준비하고 있는 아내를 위해서 대부분의 남편들은 무엇을 할지 잘 모릅니다. 작은 도움이라도 되시길 바라며 오늘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건강한 아기를 임신하고 출산하기 위해 노력하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전 도깨비팬티를 입습니다. ㅋㅋ;
- 남성의 난임 원인은 다양하므로, 본문의 내용대로 하는 것이 정답이 아닐 확률이 높습니다.
- 적절한 부부관계도에도 불구하고, 1년 이상 (35세 이상은 6개월 이상)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는 난임 병원의 전문적인 진료를 권유드립니다.
임신을 원하는 모든 분들이 건강하게 임신하고 행복하게 출산하길 기원합니다.
이상 @forhappywomen이었습니다.
위 내용은 책 《임신 준비부터 출산까지: 임신준비편》에서도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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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1.Clinical Gynecologic Endocrinology andInfertiliy 8th ed.
2. Munkelwitz, R, Gilbert, BR. Are boxer shorts really better? A critical analysis of the role of underwear type in male subfertility. J Urol 1998; 160:1329.
3. Fejes, I., et al., Is there a relationship between cell phoneuse and semen quality? Archives of andrology, 2005. 51(5): p. 385-393.
4. Jurewicz, J., et al.,Lifestyle and semen quality: role ofmodifiable risk factors. Systems Biology in Reproductive Medicine, 2014,Vol.60(1), p.43-51, 2014. 60(1): p.43-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