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17년 12월에 작성된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한 ‘여자’의 아빠, 한 ‘여자’의 남편, 산부인과 전문의 포해피우먼입니다.

임신을 준비중인데 전혀 감감 무소식이라구요? 왜 이렇게도 임신이 안되는가? 문제가 있는가 한번쯤 생각해보시진 않으셨나요? 궁금증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준비하였습니다.

33세 아내, 30세 산부인과 의사 남편

✔본문의 대화는 아이 출산 경험에 의거한 'Fact'에 'Fiction'을 가미한 Faction입니다.
✔대부분의 내용은 산부인과 교과서를 기반으로 하였지만, 의학적 내용은 계속 수정&발전되니 참고 바랍니다.
✔모든 산모는 개개인에 맞춘 진료가 필요하니, 최종 결정은 지정의와 상의 후 신중히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인 가치관이 반영되어있으니 감안하여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화장실에서 나온 아내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생리가 규칙적이어서 항상 비슷한 날짜에 생리하는 아내라, 임신이 안되었다면 생리할 때가 다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서서히 다가오는 아내..

바—밤. 바—밤. 밤빠 밤빠 밤빠..

아내: 여보… 느낌이 생리인 것 같아… 그리고 조금씩 피가 나오는데?

항상 불안한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

임신2주, 임신준비 (1).png
아…. 대충 설명하고 출근하다간… 퇴근할 때 집 비밀번호가 바뀌어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 생리가 시작한 것 같아?

아내: 응… 배도 싸하게 아픈 게 왠지 생리인 것 같아.

나: 생리일 수도 있고, 착상혈일 수도 있어. 아직 우리가 임신 시도를 한지 얼마 안 되었으니깐 너무 걱정하지는 말자. 한번 시도 만에 임신이 되는 건 쉽지 않아. 우리 인간은 한 cycle당 임신 가능성(수태 가능, fecundability)이 20%밖에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 그렇게 생각하면 사실 5번 시기 때를 잘 맞춰서 한다고 해도 1번밖에 안 되는 거니깐 말이야.
..
..

아내: 아 그래도…. 난 마음만 먹으면 될 줄 알았는데…
나: 그러게.. 나도 누구보다 자신 있는 나의 2세들이 있었는데… 얘네들이 요즘 많이 힘들었나? 이번 달도 술 적게 먹고, 커피도 적게 마시고, 운동도 열심히 할게! 여보!!! 우리에겐 다음 달도 있잖아?


난임(infertility)을 평가하고 치료를 시작하기에 앞서 정상 인간의 생식 효율(normal human reproductive efficiency)을 환자들에게 설명해주곤 합니다. 이러한 설명은 환자들이 치료에 결과에 대해 조금 더 정확하게 기대할 수도 있고 정서적 지지를 통해 부부의 스트레스를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많은 부부들이 결혼 전후(?) 여러 가지의 피임방법으로 피임을 하고 있습니다. 부부관계 중 콘돔이 찢어짐으로써 질내 사정하였을 때 임신되었다는 이야기도 듣고, 응급피임약을 먹어도 임신이 될 수 있다고 듣다 보니 많은 부부들이 피임을 하다가 피임을 하지 않고 임신을 시도하면, 임신이 바로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피임 방법으로는 경구 피임약, 자궁 내 장치, 콘돔, 살정자제, 질외 사정, 주기적 금욕(periodic abstinence)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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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용 콘돔, 여성용 콘돔, 자궁내장치(미레나), 피임약

불임으로 진단받은 적이 없는 가임 부부에서 1사이클 당 수태능(Fecundity)이 평균 20%이고, 부부관계를 적절하게 시간을 맞추어한다고 하여도 35%를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 특별한 문제가 없고 시간이 딱딱 맞아 떨어진다고 해도 1/3~1/5 밖에 안 되는 것입니다.

(수치를 보시면 알 수 있듯, 많은 부부들의 생각과는 달리 높지 않습니다. 저의 많은 친구들은 99%인 줄 알았답니다. 으이구-_ -^)

임신까지 걸리는 기간

아래 표를 보시면 ‘임신을 준비하는 부부가 임신까지 걸리는 기간(Time required for Conception Among Couples Who Will Attain Pregnancy)’에 대해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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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만에 임신되는 경우는 57%밖에 되지 않는다!
위 자료를 살펴보면 1년간 임신을 준비해도 15% 정도에서는 임신이 안될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1달 만에 임신을 하는 수치는 나와 있지도 않지만 3개월째 임신되는 경우가 57%이니 훨씬 더 낮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피임을 그만두는 것이 곧 임신을 의미하지 않음을 명심하고 계시면 스트레스가 적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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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기다리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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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FROM PIXABAY.COM

불임은 통상적으로 정상적인 부부관계에도 불구하고 1년 이내에 임신에 도달하지 못할 때 진단하게 됩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배란 시점을 잘 맞춘 성생활을 1년간 우선 시도해보시는 것을 먼저 권유드립니다. 위의 자료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상당수의 여성(85%)에서 1년 내로 임신을 하기 때문입니다. 35세 이상의 여성에서는 임신의 가능성과 난소의 기능의 저하, 임신 중 합병증 등의 발생을 고려하여 조금 더 일찍부터 의학적 도움을 권유드리게 됩니다.(35세 이상 여성에서는 6개월)

직장 근무 등 사회-경제적인 이유로 인해 기다릴 여유가 없거나 빨리 아이를 갖고 싶다면 산부인과를 방문하셔서 상담을 받으시면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해결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나 본인이 몰랐던 당뇨병이나 갑상샘 질환 등을 알아낼 수 도 있고, 자궁이나 난소에 있는 문제를 조금 더 일찍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임신을 마음먹었을 때 한번 방문하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특별히 급하지 않은 경우에는 임신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 엽산만 복용하고 임신을 확인하고 임신 초기에 산전검사를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임신을 기다리던 45세의 여성

“생리가 없는데 폐경인가요?”

불임 시술을 수차례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임신이 안돼서 임신을 포기하고 지내던 한 45세의 여성이 저의 외래로 오신 적이 있습니다.

“3개월 동안 생리가 없어서 그런데 혹시 제가 폐경인가요? 확인하러 왔습니다. 최근 속이 안 좋고 불편한데 폐경하면 이런 증상이 나타나나요?”

하지만 놀랍게도 초음파 검사상 임신 10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리고 특별한 큰 문제없이 출산까지 완료하였습니다.

놀라운 일이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2세를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는 모든 여성 및 남편분들! 파이팅입니다.

이 정도는 기억하시면 좋습니다

  • 특별한 질환이 없는 35세 미만 여성은 1년, 35세 이상 여성은 6개월 자연 임신 시도를 하고 산부인과 진료를 보시면 됩니다.
  • 임신 중비중일때 평소와 생리패턴이 다르거나 양이 적으면 소변 임신테스트기를 사용해보는 것을 권유드립니다. 임신에 의해서도 소량의 질출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임신을 원하는 모든 분들이 건강하게 임신하고 행복하게 출산하길 기원합니다.
이상 @forhappywomen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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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1. Clinical Gynecologic Endocrinology andInfertility. 8th edition
2. Williams obstetrics 24th 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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