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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 여자의 ‘아빠’, 한 여자의 ‘남편’인 포해피우먼입니다. 날씨가 좋으면 국내든 해외든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요즘은 여행상품도 많고, 교통편도 워낙 좋으니깐 왠지 놀러 다니지 않으면 손해 보는 것 같기도 하고요. 하지만 임신 중이라면 왠지 멀리 나서는 길이 조심스럽지는 않으신가요? 임신을 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여행을 못 가게 된다면 그건 너무 속상한 일이겠죠. 물론, 교과서나 논문 어디에서도 ‘여행을 다녀야 엄마가 건강해진다, 혹은 아기가 건강해진다!’와 같은 내용을 본 적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집에 얌전히 있는 게 ‘최고의 선택’은 아니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산모도 맑은 공기, 맑은 물, 맛난 음식을 찾아 다녀야 산모에게는 물론 아기에게도 좋지 않겠습니까? 아기 낳고 나면 한동안 다니기도 힘들 텐데 말입니다. 이번 글을 통해서 말씀드릴 내용은 ‘산모의 여행 그리고 교통사고’입니다.
33세 아내, 30세 산부인과 의사 남편
- 삽화의 대화는 아이 출산 경험에 의거한 ‘Fact’에 ‘Fiction’을 가미한 Faction입니다.
- 대부분의 내용은 산부인과 교과서를 기반으로 하였지만, 의학적 내용은 계속 수정&발전되니 참고 바랍니다.
- 모든 산모는 개개인에 맞춘 진료가 필요하니, 최종 결정은 지정의와 상의 후 신중히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 개인적인 가치관이 반영되어있으니 감안하여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산모의 여행

일반 여성에 비해 산모는 혈전증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장시간 고정된 자세로 있는 것은 위험합니다. 장시간의 차량 운행으로 산모가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없도록 해야합니다. 혹시나 장시간 운전을 해야만 한다면 1~2시간마다 차에 내려서 스트레칭을 하거나 움직이시는 것을 권유합니다. 마지막으로 여행지에서 산모가 도움 받을 수 있는 종합병원 혹은 대형 산부인과의 위치를 파악하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산모의 상태 혹은 아기의 상태는 급변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혈전증(血栓症, thrombosis)
- 혈관 내에 혈전이 형성되는 현상으로, 순환계통을 통하는 혈액의 흐름을 방해한다. 형성부에서 떨어져 나와 몸을 떠돌아다니는 현상과 물질은 각각 색전증과 색전으로 부른다. [1]
- 관련기사 : 한번 앉으면 꼼짝 않는 당신…혈관 막는 ‘피떡’ 조심하세요, 2014-10-21, 한겨레, 김양중 기자
산모의 여행. 하지만 교통사고 발생한다면?!!
구분 | 2017년 | 2018년 |
---|---|---|
사고건수 | 216,335건 | 217,148건 |
부상자 수 | 322,829명 | 323,036명 |
사고에 산모 예우는 당연히 없습니다. 산모라고 해서 사고가 피해가지 않지요. 누구에게든 사고가 날 수 있고 산모인 자신에게도 사고가 닥칠 수 있다고 생각하시고 늘 조심하셔야 합니다. 미국에서는
매년 무려 3%의 임신 여성이 교통사고를 겪는다고 합니다. 더욱 큰 문제는 교통사고가 태아에게도 치명적인 결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사고에 항상 대비하시고, 여행지에 산모가 도움 받을 수 있는 산부인과의 위치를 미리 파악해 놓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산모도 역시 안전벨트를 착용!

산모의 교통사고
산모의 상태에 문제가 생길 정도의 교통사고라면, 당연히 아기에게도 큰일입니다. 반면 산모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경미한 교통사고나 접촉사고일지라도 태아에게는 큰 사고일 수 있습니다.

운전대에 부딪히면서 태반조기박리(Placental abruption)가 발생할 수도 있고, 자궁이 충격에 의해 요추와 미추에 부딪히면서 태반에 손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태반조기박리와 태반 손상은 질출혈을 동반할 수 있으며, 만약 질출혈이 있다면 태반에서 발생한 출혈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산부인과의 진료가 즉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질출혈이 없다고 안심해서는 안됩니다. 자궁 밖으로 피가 흐르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때문에 질출혈의 유무 하나만으로 진료여부를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태반 조기 박리( Placental abruption)
- 태아가 분만되기 전 태반이 자궁으로부터 떨어져 나오는 것. 아기에게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며 더 나아가 심각한 산모의 전신반응( 쇼크, 소변 감소, 패혈증)을 동반할 수 있다.
산부인과 진료를 빨리 봐야 하는 경우
진료를 안 봐도 되는 기준은 딱 말씀드리기가 쉽지 않지만, 진료를 급히 봐야 하는 경우는 명확합니다. 질출혈이 있거나, 양수가 흘러나온 경우, 이상하게도 아기가 너무 조용하거나 태동이 감소한 느낌이 드는 경우, 배가 뭉치거나 복통이 생긴 경우라면 산부인과 진료를 최대한 빨리 보시는 게 좋고, 가능한 규모가 있는 산부인과 혹은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산부인과를 방문하면 어떤 검사를 받나요?
산부인과에 방문하시면, 초음파 혹은 태동검사를 통해 아기의 건강상태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 산모의 질출혈 여부를 확인하는 검진을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아기의 현재 건강상태(well-being)는 엄마의 상태와 긴밀하게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엄마와 아기, 모두를 위해서도 일정 시간 이상의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아기의 상태에 따라서 다를 수 있지만, 보통 4시간 이상의 태동검사 및 수축 검사로 실시합니다.) 자궁수축이 있다거나, 태동검사 및 초음파상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검사시간은 더 늘어나게 되고, 상황에 따라 자궁수축 억제제를 사용하거나 응급제왕절개까지 시행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모든 산모님들 교통사고 조심하세요! 그리고 여행지에서 운전 조심하세요!”
임신을 원하는 모든 분들이 건강하게 임신하고 행복하게 출산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