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 여자의 ‘아빠’, 한 여자의 ‘남편’인 포해피우먼입니다. 날씨가 좋으면 국내든 해외든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요즘은 여행상품도 많고, 교통편도 워낙 좋으니깐 왠지 놀러 다니지 않으면 손해 보는 것 같기도 하고요. 하지만 임신 중이라면 왠지 멀리 나서는 길이 조심스럽지는 않으신가요? 임신을 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여행을 못 가게 된다면 그건 너무 속상한 일이겠죠. 물론, 교과서나 논문 어디에서도 ‘여행을 다녀야 엄마가 건강해진다, 혹은 아기가 건강해진다!’와 같은 내용을 본 적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집에 얌전히 있는 게 ‘최고의 선택’은 아니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산모도 맑은 공기, 맑은 물, 맛난 음식을 찾아 다녀야 산모에게는 물론 아기에게도 좋지 않겠습니까? 아기 낳고 나면 한동안 다니기도 힘들 텐데 말입니다. 이번 글을 통해서 말씀드릴 내용은 ‘산모의 여행 그리고 교통사고’입니다.

 


33세 아내, 30세 산부인과 의사 남편

  • 삽화의 대화는 아이 출산 경험에 의거한 ‘Fact’에 ‘Fiction’을 가미한 Faction입니다.
  • 대부분의 내용은 산부인과 교과서를 기반으로 하였지만, 의학적 내용은 계속 수정&발전되니 참고 바랍니다.
  • 모든 산모는 개개인에 맞춘 진료가 필요하니, 최종 결정은 지정의와 상의 후 신중히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 개인적인 가치관이 반영되어있으니 감안하여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산모의 여행, 임신 중 교통사고 #1 산모의 여행, 임신 중 교통사고 #2

산모의 여행, 임신 중 교통사고 #3
Date 2018.08.04| Updated 2019.04.25 편집: @bburi.boram, 만화: @akoano

산모의 여행

산모의 여행
일단 국내 여행은 추천할만합니다. 웬만한 곳이면 3-4시간 안에는 다닐 수 있고 원하는 시점에 휴게소 같은 곳에서 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임신성 구토가 있는 임신 초기와 몸이 많이 무거운 임신 말기라면 장시간의 여행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37주 이상이 되면 언제든지 아기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다니시던 병원에서 너무 멀리 가는 것은 삼가는게 좋겠습니다.

 

일반 여성에 비해 산모는 혈전증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장시간 고정된 자세로 있는 것은 위험합니다. 장시간의 차량 운행으로 산모가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없도록 해야합니다. 혹시나 장시간 운전을 해야만 한다면 1~2시간마다 차에 내려서 스트레칭을 하거나 움직이시는 것을 권유합니다. 마지막으로 여행지에서 산모가 도움 받을 수 있는 종합병원 혹은 대형 산부인과의 위치를 파악하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산모의 상태 혹은 아기의 상태는 급변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혈전증(血栓症, thrombosis)

산모의 여행. 하지만 교통사고 발생한다면?!!

구분 2017년 2018년
사고건수 216,335건 217,148건
부상자 수 322,829명 323,036명

사고에 산모 예우는 당연히 없습니다. 산모라고 해서 사고가 피해가지 않지요. 누구에게든 사고가 날 수 있고 산모인 자신에게도 사고가 닥칠 수 있다고 생각하시고 늘 조심하셔야 합니다. 미국에서는
매년 무려 3%의 임신 여성이 교통사고를 겪는다고 합니다. 더욱 큰 문제는 교통사고가 태아에게도 치명적인 결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사고에 항상 대비하시고, 여행지에 산모가 도움 받을 수 있는 산부인과의 위치를 미리 파악해 놓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산모도 역시 안전벨트를 착용!

 

산모 벨트하는 법, 임신 중 벨트 착용법
임신여부 상관없이 벨트를 꼭 착용해주세요!! ⓒ포해피우먼닷컴

교통사고에서 안전벨트 착용 유무는 생사를 가를 만큼 중요한 일입니다. 만약 안전벨트를 하지 않는다면 사망률이 4배나 증가하지요. 산모도 마찬가지입니다. 치명적인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안전벨트는 기본입니다. 배가 조금씩 나오기 때문에 벨트 착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간혹 헷갈려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기본적인 착용법은 일반적인 방법과 같습니다만, 배가 많이 나온 경우에는 배 아래로 벨트를 지나가게 착용하시면 됩니다. 이러한 벨트 착용법은 복부에 가해지는 압력을 낮출 수 있습니다.

산모의 교통사고

산모의 상태에 문제가 생길 정도의 교통사고라면, 당연히 아기에게도 큰일입니다. 반면 산모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경미한 교통사고나 접촉사고일지라도 태아에게는 큰 사고일 수 있습니다.

임신 중 교통사고 아기에게도 충격
운전대에 배가 부딪히거나 몸이 튕겨졌다가 돌아오면서 관성에 의해 자궁에 충격이 가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임신초기와 임신중기에는 위와 같은 일이 많이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포해피우먼닷컴

운전대에 부딪히면서 태반조기박리(Placental abruption)가 발생할 수도 있고, 자궁이 충격에 의해 요추와 미추에 부딪히면서 태반에 손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태반조기박리와 태반 손상은 질출혈을 동반할 수 있으며, 만약 질출혈이 있다면 태반에서 발생한 출혈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산부인과의 진료가 즉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질출혈이 없다고 안심해서는 안됩니다. 자궁 밖으로 피가 흐르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때문에 질출혈의 유무 하나만으로 진료여부를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태반 조기 박리( Placental abruption)

  • 태아가 분만되기 전 태반이 자궁으로부터 떨어져 나오는 것. 아기에게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며 더 나아가 심각한 산모의 전신반응( 쇼크, 소변 감소, 패혈증)을 동반할 수 있다.

산부인과 진료를 빨리 봐야 하는 경우

진료를 안 봐도 되는 기준은 딱 말씀드리기가 쉽지 않지만, 진료를 급히 봐야 하는 경우는 명확합니다. 질출혈이 있거나, 양수가 흘러나온 경우, 이상하게도 아기가 너무 조용하거나 태동이 감소한 느낌이 드는 경우, 배가 뭉치거나 복통이 생긴 경우라면 산부인과 진료를 최대한 빨리 보시는 게 좋고, 가능한 규모가 있는 산부인과 혹은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교통사고 병원에 가야하는 경우

산부인과를 방문하면 어떤 검사를 받나요?

산부인과에 방문하시면, 초음파 혹은 태동검사를 통해 아기의 건강상태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 산모의 질출혈 여부를 확인하는 검진을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아기의 현재 건강상태(well-being)는 엄마의 상태와 긴밀하게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엄마와 아기, 모두를 위해서도 일정 시간 이상의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아기의 상태에 따라서 다를 수 있지만, 보통 4시간 이상의 태동검사 및 수축 검사로 실시합니다.) 자궁수축이 있다거나, 태동검사 및 초음파상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검사시간은 더 늘어나게 되고, 상황에 따라 자궁수축 억제제를 사용하거나 응급제왕절개까지 시행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모든 산모님들 교통사고 조심하세요! 그리고 여행지에서 운전 조심하세요!”
임신을 원하는 모든 분들이 건강하게 임신하고 행복하게 출산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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