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산부인과 의사의 기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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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산부인과 의사의 기록들…

안녕하세요.

저는 글을 잘 쓰지도, SNS를 잘하지도 않았던 산부인과 의사입니다.

요즘 같은 저출산 시대, 노령화 시대에 남자 산부인과 의사가 되었다는 사실은 때론 자부심으로, 때론 절망감으로 다가옵니다. 많은 친구들이 저에게 묻습니다. 아니 모든 사람이 묻습니다.

“남자인 네가 왜 산부인과 왜 했냐?”

많은 산모 및 환자분들이 여자의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게요… 왜 했을까요?

  청운의 꿈을 안고 서울 소재의 대학 병원에서 인턴으로 근무를 시작하였습니다. 3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 동안 원하는 과에서 수련을 받으면서, 여러 과 선생님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며, 많은 좋은 선생님들을 만났습니다. 비록 인턴에 불과했지만 심장이 터질 것처럼 긴장감 있게 수련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인턴을 돌게 된 산부인과에서 아무것도 모른다고 매일 혼나고, 새벽에 졸릴 눈을 비비고 일어나서 항암환자의 수액 라인을 잡고, 수술방에서 꾸벅꾸벅 졸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수술장에 들어간 저는 암 수술을 받게 될 환자의 옆에서 수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수술을 겪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수술장에 오면 대부분의 의료진은 본인의 업무를 하느라 수술장에 누워있는 환자를 케어해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환자의 심박동수는 120이나 되었고, 높은 심박수로 인한 마취과 기계의 높은 음의 소리는 수술방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환자의 손을 잡고서는 한마디 건넸습니다.

“수술 잘 될 거예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마취과의 약이 들어가서 그런 것인지, 위로의 효과 때문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심박수는 서서히 떨어져 100 미만까지 내려왔습니다. 수술은 별문제 없이 잘 끝났었고, 환자도 특별한 문제없이 잘 퇴원하였습니다.

   산부인과에서는 산모와 관련된 진료뿐만 아니라 여성의 장기(자궁, 난소, 질, 음순 등)의 암 또한 진료를 합니다. 수련받았던 병원에서는 암의 진단부터 수술, 항암치료까지 시행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마지막 임종까지 지켜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인턴 때 새벽에 수액 라인이 빠졌다고 다시 잡아달라는 콜을 받고 갔을 때 환자의 표정은 완전 울상이었습니다.

“안 아프게 해주세요”

    항암이 장기간 진행되다 보니, 혈관이 많은 손상을 입은 분들이 대부분이었고, 혈관을 찔러도 피가 잘 나오지 않고, 새벽만 되면 수액 라인 때문에 고생하시던 그분은 서러움과 통증에 저 앞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시곤 했습니다. 그 분들의 항암제로 사라져 간 머리카락을 대신해주던 머리두건과 눈물이 기억 속에 남아있습니다.

“비켜요!!”

    다른과에서 인턴 수련을 받던 어느 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던 저의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베드를 밀고 가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한 명의 의사는 베드 위에 타고 있었고, 그 외 다른 몇 명은 베드를 밀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었지만, 제대 탈출이었습니다. 급박한 상황을 옆에서 보고 있던 저는 왜 그런지 모르게 심장이 두근두근 거렸습니다. 인턴 친구를 통해 들은 이야기로는 특별한 문제없이 수술이 진행되어 아기와 산모 모두 건강했다고 들었습니다.

제대 탈출증(탯줄 탈출증, cord prolapse)

  • 태아의 탯줄이 자궁경부가 열리면서 공간을 통해 산도로 나오는 것

인턴을 마무리하며 과를 결정해야 할 때, 한 여성의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책임지는 과인 산부인과가 너무 매력적으로 보였습니다. 그때도 그렇게 보였고, 지금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산부인과 선생님들의 상의도 없이… 혼자 결정했습니다.

“할거야. 난 메이저(Major)과 할거야!! 그래 너로 결심했어!!!”

메이저(Major)과 : 일반적으로 진료과 중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를 말한다.

항상 힘들고, 다른 과에 비해서 수입도 많지 않고, 소송에 휩싸인다는 소문을 들어도… 그래도 ‘희소성’이라는 것과 생명의 탄생과 연관된 과라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워낙 희소한 존재..다 보니 많은 친구들이 결혼 후 임신관련 문의는 항상 제 몫이었습니다. 친구들에게 알려주던 정보들을 다른 산모님들께도 공유해드리면 좋을 것 같아서,  임신 10주전 준비부터 출산후 6주까지라는 내용으로 글을 써보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제가 쓰고 있는 글은 33세 아내, 30세 남편이 출산할 때까지 겪었던 일들을 의거한  “FACTION” 입니다.

앞으로 연재하는 글을 읽으시면서 바라는 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  의학적 지식은 계속 바뀌므로 참고만 하시면 좋겠습니다.
  •  모든 내용은 ‘제가’ 찾아보았던 산부인과 교과서를 기반으로 하였습니다.
  •  최종결정은 지정의와 상의후에 신중히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 모든 산모는 개개인에 맞춘 진료가 필요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정보들을 쉽게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상 @forhappywomen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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