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애둘아빠 산부인과 추쌤입니다. 오늘은 29금 혹은 39금 이야기를 좀 해볼까 싶습니다.
애들은 가랏~ 워이워이
2019년인가 2020년에 제왕절개 수술 건수가 자연분만 건수보다 많아졌습니다.평균 출산 연령이 높아지고, 고위험 임신이 늘어난 이유도 있겠지만, ‘임신부 본인 희망에 의한 제왕절개’를 시행하는 경우 또한 늘어났다고 합니다.
자연분만이 아닌 제왕절개를 희망하는 데에는 개인마다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의학적인 사유 제외) 여러 케이스를 정리해보면,
예상할 수 없는 통증이 무서워서
자연진통을 막연히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 있는 경우
원하는 시점에 아기를 낳고 싶어서 (아이의 출생시를 맞추거나, 근무 일정 등을 고려)
자연분만은 골반과 질이 손상되어 성감이 감소된다고 생각해서
아래쪽으로 아이가 나오는게 막연히 두려워서
등이 있습니다. 출산을 하면서 찢어지거나 회음 절개 혹은 아이의 머리에 의해 발생한 회음 손상이 두려워 제왕절개를 선택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회음 손상 때문에 질 내부 공간이 넓어지고 입구가 넓어져서 성감의 저하나 성적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이죠.
(물론, 임신 자체도 골반 기저근을 약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아기를 낳기 위해서는 임신을 안 할 수는 없으니까요.)
아기를 출산하면서 골반 기저근 및 회음부 손상이 발생합니다.
임신 자체도 마찬가지이지만 자연분만으로 출산을 하게 되면 질 벽을 감싸고 있는 골반 기저근(골반 바닥을 형성하는 근육)에 손상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임신 기간 및 육아 기간 동안 부부 관계 횟수가 자연스레 감소하게 되기도 하죠.
자연분만을 하면 당연하게 질 내부공간이 넓어집니다. 의학적으로 비교할 사항이 아니죠. 검진해보면 확연하게 차이가 있습니다. 임신을 많이 했을수록, 자연분만을 많이 했을수록, 아이를 크게 낳았을수록 확연하게 차이가 느껴집니다. 임신과 출산에 의해서 질 수축력이 감소하고 질 용적은 늘어나게 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자연 분만 = 성감 저하?
제왕절개 혹은 자연분만을 했느냐에 따라서 성적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중국인 초산부를 대상으로 한 연구들을 모아서 분석한 메타 분석 결과(2017년)
자연분만을 했다고 모든 여성에서 성감 저하 혹은 성기능 장애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2017년에 중국인 초산부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는데요. 그 결과에 의하면 제왕절개 혹은 자연분만은 성적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물론 성적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몇몇 논문도 있기는 하지만 이 논문은 여러 논문을 통째로 가져와서 분석(메타분석)하기도 했고, 중국인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여성에게 맞춰보기에 꽤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Fan et al. BMC Pregnancy and Childbirth (2017) 17:408 DOI 10.1186/s12884-017-1583-2
세부내용을 보면 제왕절개가 자연 분만에 비해서 성관계 재개나 성관계시 통증에 있어서 이점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성적 만족도에서는 제왕절개와 자연분만간의 차이는 없다는 것이 핵심 요지입니다. (그래도… 제왕절개 쪽으로 치우쳐 있는 게 눈에 계속 밟히긴 하지만, 통계적인 의미는 없습니다.)
질 내부공간의 압력과 공간부피를 측정할 수 있는 질압 측정기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하더라도 출산 이후 성감 감소 및 성관계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 불안한 분들이 있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막연히 두려워하실 필요는 없고 출산하신 분이라면 객관적인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검사를 받아보시면 되겠습니다. 질압 및 질 이완증을 확인할 수 있는 검사에 대해서는 이전에 써둔 링크를 참고하시면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되실 겁니다. 내진도 하고 평가를 하기도 하지만, 객관적인 수치를 제시해주는 기계가 평가에 훨씬 용이하긴 합니다.
질압 및 질 내부 부피 확인을 통해서 질이완 및 수축력 결과 비교/분석을 하고, 최대 수축력, 최대 수축 유지력 등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검사결과가 안 좋으면 어떻게 되나요?
질 수축 압력이 떨어져 있거나 질 내부 공간이 너무 늘어져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술 밖에 방법이 없는 경우에는 질 축소 수술(이쁜이 수술)을 권유 드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압력이 어느 정도 유지가 되고 질 이완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골반 기저근 운동(케겔운동)과 질 타이트닝 시술을 권유해드립니다.
질 타이트닝 기능이 있는 엘리바바
수술보다 타이트닝 시술을 권유드리는 이유는 둘째 등을 계획하고 계실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침습적(자극적)이지 않은 시술을 권해드리는 것입니다. 어차피 수술 이후에도 역시 질을 감싸고 있는 근육 자체의 볼륨을 키우기 위해서 바이오피드백(생체되먹임)을 통한 골반기저근 훈련이 필요하기도 하고요.
불필요한 수술은 오히려 성교통을 유발할 수 있고 성적 불쾌감을 동반할 수 있으므로 수술의 결정은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특히 출산 후의 질 축소 수술(이쁜이 수술)은 몸이 회복되는 시점에 있는 것이므로 검사 결과 하나로 결정하지 않고, 성관계에 대한 상담을 통해서 최종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기도 합니다.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는 고주파 혹은 초음파HIFU를 통해서 질 타이트닝을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고주파를 이용하는 비비브, 엘리바바가 있고, 초음파 HIFU를 이용하는 질쎄라가 있습니다. 이러한 기계들은 피부과에서 피부과에서 많이 사용하는 써마지나, 울쎄라와 같은 장비의 여성 회음 버전입니다.
질타이트닝 고주파/레이저 시술 권유하시나요?
질 타이트닝 고주파/레이저 시술장치들은 수술에 대비하여 시술에 소요되는 시간이 짧고,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질 이완 개선과 질 건조증 개선에 도움이 되는 VT 시술은 시술 시간이 20분 정도로 마취 없이 시행하게 됩니다. 때문에 일상생활에 전혀 제한이 없고 성관계도 당일에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콜라겐 재생에 효과가 있고, 수술로 인해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은 당연히 없습니다. 그리고 수술 대비 비용이 많이 들지 않고 수술과 달리 4~6주간의 관계 제한 시기가 없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하지만! 모든 질이완증 환자에서 시술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꼭 검사 및 상담을 받아보셔야 합니다.
특히, 첫번째 아이 출산을 자연분만으로 하신 분은 고려해볼만 합니다. 특히 둘째 계획이 있으신 분은 수술보다는 시술을 통한 질 타이트닝을 고려하시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하구요. 둘째 출산하면서 또 손상을 입게 되니 말이죠.
출산 후 성감 저하 및 질 이완증에 대한 두려움이 있으신 분들은 객관적인 평가를 먼저 받아보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진료 볼 때, 피부과에서 쓰는 시술용 기기 이름을 말씀하시면 잘 아시더라구요. 피부는 보이는 곳이므로 관심도 많으신 편인데요. 피부에 사용하는 써마지를 만드는 회사에서 나온 일명 질써마지, 비비브(VIVEVE)는 다음에 한번 이야기 해보도록 할게요. 막연한 두려움으로 혼자서 끙끙 앓는 것보다는 병원에 방문하시어 같이 고민하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전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