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임신과 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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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임신과 변비

1. 서론

안녕하세요. 엉겁결에 찬조 출연 (?)하게 된 내시경 전문의 및 소화기내과 의사 @BeLikeHarrison 입니다. 주변 지인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의 요청으로 임신중의 변비에 대해 Review하게 되었네요. 글을 쓰면서 실제적으로 제 와이프를 통해서 겪었던 간접 경험(?)과 주변 지인분들의 경험을 되돌아보아도, 임신중에 나타나는”변비”는 상당수의 예비 어머니들을 괴롭게 하는 증상인 것 같습니다. 이번 주제를 통해서 도움을 받으시는 산모분들이 있으시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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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생활요법으로도 호전되지 않는 심한 변비에 대해 변비약 처방을 받기 위해서는 진료를 보셔야 할테고, 진료보실때 이런 저런 내용을 알고 진료 받으시면 조금이라도 더 처방받은 약에 대해 이해도 쉬워지시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습니다. ^^

2. 임신중 변비의 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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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장관 운동성

​ 임신으로 인한 산모의 변화에 대해서 우선 살펴보자면, 주로 위장관의 분비기능/흡수기능 (예를 들자면, 생물시간에 배우는 여러가지 아밀라아제, 리파아제 같은 체내 소화효소 분비나 영양소 흡수기능을 말합니다.) 같은 경우에는 임신으로 인한 영향이 적고, 주로 위장관 운동성 (장이 음식물을 열심히 대장으로, 항문으로 나르는 연동운동)이 임신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 이러한 위장관 운동성의 변화가 생기는 원인은 임신관련 주요 여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이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임신 외에도 주기적으로 생리(Menstruation)로 고생하시는 가임기 여성분들의 소화기능 역시도 주기에 따라 체내 프로게스테론이 변하면서 소화기계 증상도 요동쳤던 경험을 떠올리시면 조금 더 이해가 잘 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중간과정에 끼인 다른 Prostaglandin이라는 중간 매개 호르몬이 있기는 합니다).

이러한 프로게스테론은 체내에서 소장과 대장의 운동성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대장의 평활근의 운동성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고 동물실험 및 인체연구를 통해서 어느정도 근거가 형성된 이야기 입니다. 그 외에도 위장관 운동성에 관여하는 모틸린(Motilin)이라는 호르몬도 임신중 변비에 기여하게 되는데, 임신중 프로게스테론이 증가하여 그 생성이 억제되어 위장관 운동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평활근: 평소에 장은 연동운동을 통해 음식물 찌꺼기를 항문까지 보내고, 식사를 하지 않는 중에라도 주기적인 연동운동을 통해서 장내에 남은 대변 찌꺼기들을 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동운동에 관여하는 근육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2. 공간의 재배치

​ 조금 둘러서 얘기했지만 결론적으로는 제한된 공간인 뱃속에서, 소중한 아이가 자라고 크기 위해 자궁이 커져야 하고,그로 인해서 주변에 배치된 장기들을 밀어내게 되고, 우리의 위장관 역시도 그 영향을 받는다라는 것도 여러 소화기적 증상이 발생하는 이유가 되겠습니다. 말 그대로 물리적으로 자궁의 크기가 커지면서 장을 통과하는데 지장을 주게 되는 것이지요.

3. 임신 중 변비의 양상

우선 먼저 하나의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변비란 어떤 증상인가요?” 혹은

“한참 육아를 하는 아버지/어머니 혹은 할아버지, 할머니의 입장에서 사랑하는 아이들이 똘망똘망한 눈으로 ‘변비가 뭐에요?’ 라고 물으신다면 뭐라고 답을 하실 건가요?”

아래의 그래프를 보시기 전에 한번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 역시도 살면서 당연히 안다고 생각하던 용어들의 정의를 막상 누군가에게 설명한다고 생각했을 때 혼란스러웠던 일이 많더군요. 다음 그래프는 조금 오래된 기준이기는 하지만 미국 연구 자료로 (원본을 확인하려 했으나 워낙 오래되어 원본 찾기는 쉽지가 않더군요… 대신 이를 인용한 다른 논문에서 언급한 수치로 만든 그래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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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이 인식하는 변비에 대한 인식입니다
위에서 보시다시피 변비에 대한 인식이 다양하게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셨을지 궁금하네요. 변을 자주 못보는 것으로 생각하시는 분도 있고, 변이 잘 안나오는 것으로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수 있겠네요.

일례로 외래에서 뵌 한 분은 변비라고 오셨다고 하셨으나 일주일에 대변도 3 ~ 4회 보시고, 잔변감도 없으시고. 변도 물렁물렁하게 잘 보신다고 하셔서 조심스럽게 어떤 부분에서 변비로 생각하시느냐고 여쭤보았더니, 화장실에서 대변 한번 보는데 오래 걸린다고 답변하셨던 경험도 기억나네요. (그 분의 증상을 무시하는것은 아니니 오해는 없으셨으면 합니다 ㅠ 그냥 그만큼 변비에 대한 주관적인 해석이나 인식은 다양하다는 것이지요)

정의가 다양할 경우 객관화하여 연구를 진행하기에 어렵기 때문에 여느 학문이던 어떤 용어의 정의를 확립하고자 하는 움직임들은 늘 있어왔고, 의학에서 이런 변비와 같은 기능성 소화기 질환에 대한 정의를 확립해온 사람들이 있었으니… “The Rome committee” 입니다. 번역하면 “로마위원회” 정도가 되려나요. 거창해보이지만 그냥 로마에서 시작한 의사들의 모임인데 모호할 수 있는 이런 기능성 위장관 질환의 정의를 해보고 진단기준을 만들어 보기 위한 모임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것인 로마 기준 IV인데 2016년 만들어졌습니다.

  • 물론 “다른 구조적인 이상 및 전신 질환이 없는 환자에서의 기능성 변비”라는 단서가 있기는 합니다만, 보통의 변비라고 생각하셔도 무방하긴 합니다.

임신과 변비 Rome Criteria II 1.jpg임신과 변비 Rome Criteria IV 1.jpg
 

변비에 대한 로마기준II 와 로마기준 IV, 사실 대조해보면 증상의 발생시기에 대한 기준이 약간 변경된 것 외에는 대동소이합니다.

그럼 다음 이야기를 위해 하나의 연구결과를 우선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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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통상적으로 의학연구에있어서는 가장 이상적이고 좋은 연구는 전향적 (Prospective) 연구입니다. 아무래도 이미 지나간 일을 뒤늦게 조사하는 것보다는 앞으로 일어날 일을 체계적으로 관찰해나가는 연구가 좀 더 신빙성이 높다라는 개념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이 연구는 그런 의미에서 전향적 연구라는 점이 좋은 연구일수도 있겠으나, 무언가 조치를 취한 뒤에 관찰을 하는 실험적 연구가 아니라 (아무래도 임산부를 대상으로 그러한 연구를 하기에는 많은 윤리적/의학적 문제가 많겠지요… ㅠ) 단순히 산모 추적관찰 진료를 하면서 기록한 내용을 기반으로 한 연구이긴 하고 다소 예전의 진단기준 (로마 기준 II)을 기반으로 한 연구라는 점은 착안하고 보아야 하겠습니다. (물론 앞서 나온대로 전향적 연구 자체의 어려움도 있지만 임산부라는 연구대상의 특성상 앞으로도 더 적극적인 전향적 연구는 아무래도 어렵지 않을까 싶기는 합니다.

(1) 207명의 다양한 학력과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산모를 대상으로 한 전향적 관찰 연구에서는 일반인 여성들에서의 통상적인 변비의 빈도보다 아무래도 임산부에서 변비의 빈도가 높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임신 주수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유병률이 떨어지다가 분만 후 산욕기에 변비가 다시 늘어납니다. 보시면서 “어라? 그렇다면 임신말기에는 오히려 변비가 좋아진다는 얘기인건가?” 라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을 법한 결과로 보이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는 아니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어떤 연구라도 발견된 현상이 실제 유의한 것인지 우연히 발생할 수 있는 소위 “뽀록”으로 나올 수 있는 결과인건지를 평가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임신 주수가 늘어날 수록 변비 유병률이 감소해보이는 건 이 연구에서 우연히 보인 소견이고 유의미한 건 아닌것 같습니다.

  • 앞서 나온대로 자궁의 크기가 커지면서 장의 운동이 제한되는 상황을 고려해서도 조금 맞지 않는 결과인 것 같고, 제 주변인들의 진술을 토대로 했을 때도 이 결과는 아닌것 같네요…. ㅜ

(2) 위 테이블에서 Self-reported는 자가 설문지 같은 간단한 평가법으로 평가했을 때 변비가 어느정도 되느냐 입니다. 아무래도 설문지로 하니깐 변비로 진단되는 빈도가 높습니다. 기준의 차이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그냥 결국 이 연구에서 제시하는 큰 메시지는 “임신을 하면 평소보다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이 비임신 여성에 비해 많다.”라는 어떻게 보면 허무한 결론이 되겠습니다. ㅠ

  • 나름 전향적인 연구인 점을 감안하고 의료인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결과나 해석이 조금 아쉬운 연구이네요. ㅠ

갑자기 글이 옆길로 많이새긴 했는데 이는 다 다음 내용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던 초석이라 이해 부탁드립니다 ㅠ 사실 글재주가 뛰어나거나 남에게 설명하는 재주가 뛰어난 사람은 아니라 부탁 받은 것도 조금 부담스럽기는 했는데, 역시나 쉬운 일은 아니네요. 다시 한 번 이 일을 잘 해나가고 독자분들과 소통하고 계신 @Forhappywomen 님께 찬사를 보냅니다.

가장 핵심적인 치료에 대한 내용은 .. 내일 올리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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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1. UpToDate® – Maternal adaptations to pregnancy : Gastrointestinal tract 
  2. YouTube® – How your body changes in pregnancy
  3. Constipation during pregnancy : a longitudinal survey based on self-reported symptoms and the Rome II criteria
    1. Julio Ponce et al, Eur J Gastroenterol Hepatol. 2008, Vol.20(1), p56 – p61
  4. UpToDate® – Prenatal care : Patient education, health promotion, and safety of commonly used drugs
  5. UpToDate® – Management of chronic constipation in adults
  6. Treating constipation during pregnancy
    1. Magan Trottier et al, Canadian Family Physician, Vol.58, p836 – p838
  7. 변비의 진단과 치료
    1. 전한호 et al, 대한내과학회지, 2012, Vol.83(5), p568- p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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