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는 몇 명 낳으셨나요?

0
자녀는 몇 명 낳으셨나요?

안녕하세요. 포해피우먼입니다.

오늘도 함께 산부인과 외래에서 듣는 용어와 질문들에 대해서 간단하게 살펴볼게요.

자녀는 몇 명 낳으셨나요?


5명의 아기를 키우시다니…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병원에서 왜 묻는가 싶죠?

‘나에게 자녀가 있는것이, 혹은 몇 명인지 묻는 것이 진료와 무슨 상관이지?’라고 생각해 보신적이 없으신지요?

물론 의사의 가치관, 혹은 질병에 따라서 물어볼 수도 있고, 묻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출산력(parity)’는 정말 프라이빗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산부인과 문진에서 매우 중요한 내용이랍니다.

자녀가 있는지 물음으로써, 결혼 여부를 추정, 성관계 여부를 예상, 추후 치료를 어떻게 할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만삭 분만, 조산, 유산, 현재 살고 있는 자녀‘을 물어보는 기초단계가 됩니다.

1. 결혼 여부를 추정

i-beg-your-pardon-927746_640.jpg

자녀가 있으면 현재 ‘기혼’이거나  ‘기혼’이었을 확률이 높겠죠? 결혼 여부를 물어볼 수도 있지만 불필요한 정보를 모든 사람에게 물어볼 필요는 없기 때문에 간단하게 ‘자녀가 있으세요?’라고 물어보기도 합니다.

《’자녀가 있다 = 결혼을 했다’》는 절대 성립할 수 없는 명제이지만, 모든 환자에게 ‘결혼 하셨나요?’라고 여쭤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저는 진료 볼 때 가장 먼저 ‘자녀는 몇명 낳으셨어요?’라고 여쭤봅니다.

20대 초반의 여성에게는 ‘자녀가 있으세요?’라고 묻지는 않습니다. ㅎㅎㅎ;;;

2. 성관계 경험을 예측

성관계shutterstock_671695315.jpg

지난 번 포스팅에서 말씀드렸듯이, ‘성관계 한 적 있어요?’라고 물어보는 것은 남자산부인과 의사를 마주하고 있는 모두가 민망하고 난처합니다.  하지만 ‘자녀는 몇명 낳으셨어요?’라고 물으면 한 번에 해결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질문이 무난하고 좋습니다.

개인적인 이유로 인해 자녀를 ‘입양’한 경우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산부인과 검진 혹은 질초음파로 검사할 때에는 한번 더 확인합니다.

“출산하셨다고 하셨죠?”

 

3. 치료방법을 결정

상담 환자shutterstock_696188545.jpg

자궁과 난소에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출산 여부, 자녀의 수, 추후 임신 계획에 따라서 치료의 과정이 바뀔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궁 내막암 초기에 발견된 33세 여성을 생각해봅시다. 아래와 같은 경우에 권유하는 치료가 다를까요? 아니면 같을까요?

  1. 결혼을 하지 않을 여성
  2. 결혼을 언젠가 하려고 하는 여성
  3. 결혼은 했으나 임신을 하지 않으려는 여성
  4. 결혼은 했으나 임신을 계획중인 여성
  5. 결혼을 했으나 자녀를 1명 출산한 여성
  6. 결혼을 했으나 자녀를 3명 출산한 여성

일반적으로 자궁내막암은 자궁과 난소를 수술로서 제거, 림프절도 수술, 암이 기수에 따라서 항암제/방사선치료를 함께 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에서는 자궁과 난소를 보존하고 호르몬치료도 고려해볼 수 있어요.

출산하지 않은 여성은 ‘호르몬 치료’를 더 자세히 설명해줘야 하고, 3명의 자녀가 이미 있는 여성에게는 ‘수술적 치료’에 대해서 더 자세히 설명을 해줘야하겠죠?

최종결정은 본인이 하는 것이지만, 제한된 진료시간동안 적절한 정보를 얻기 위해선 자녀의 수, 그리고 추후 임신계획을 의료진도 알고 있으면 더 좋겠죠.

4. 만삭분만, 조산, 유산에 대해서도…

상담 환자굴욕, lithotomy (1).jpg

산모를 진료하는 ‘산과’와 ‘난임분야’에서는 더 자세히 묻습니다. 이전에 임신을 한 적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만삭분만(37주 이후 출산)으로 끝이 났는지 혹은 조산(37주 이전)을 하였는지, 혹은 유산한 적은 없는지 등의 정보를 자세하게 묻게 됩니다.

이전 임신에서 조산을 했거나 혹은 이전 임신에서 ‘아기가 질환이 있었다.’ 혹은 ‘산모가 임신합병증이 생겨서 건강이 좋지 않았다.’ 와 같은 정보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전 임신에 대한 정보도 알려주시면 좋습니다.

5. 비밀 유지가 필요한 내용이라면…

크기조정고민여성.jpg

때론 개인 사정으로 비밀유지가 필요한 내용들이 있기도 합니다.

  • 10대에 미혼으로 임신과 출산 사실을 일부 가족에게 비밀로 하고 싶은 경우
  • 원치 않는 임신으로 인공유산을 한 경우
  • 첫째를 입양하였으나, 현재 임신을 한 경우

비밀 유지를 하기 위해서 의사에게마저도 비밀로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렇게 되면 진료에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진료실에서 사실대로 말을 하고, ‘가족에게 비밀이므로 기록에 안남기면 좋겠다.’  라는 말을 덧붙이면 가장 좋을 것 같네요.

참고로, 가족 및 대리인은 일정 서류를 구비하면 ‘진료기록’사본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알리고 싶지 않은 내용이 있다면,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알려주셔야 선생님들이 적절하게 기록을 해놓으실 거에요.


위에서 보았듯이 ‘자녀는 몇 명 낳으셨나요?’라는 질문 하나만으로도 많은 내용을 추측하고, 결정하고 다음 질문으로 이어 나갈 수 있게 됩니다. 이번 글로 통해서 산부인과에서 듣게 되는  ‘전혀 뜬금없는 질문’에 당황하지 않으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궁금한 점은 댓글로 남겨주세요. 익명으로도 작성 가능합니다.